오이는 95.7%의 수분을 함유한 찬 성질의 채소다. 오이 소박이 사진=농촌진흥청
오이는 95.7%의 수분을 함유한 찬 성질의 채소다. 오이 소박이 사진=농촌진흥청

[소셜타임스=정은영 기자]

절기상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處暑)가 지났지만 폭염의 기세는 지칠 줄을 모른다. 기상청에 따르면 9월 초까지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21일까지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누적 301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질병청이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무더위에는 온열질환 등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찬 음료나 냉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보다는 찬 성질의 식재료를 통해 더위를 다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찬 성질의 채소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오이

오이는 성질이 차갑고 해독작용이 있어 열을 내려준다.

수분 왕인 오이는 조직의 95.7%가 수분이다. 오이가 갈증 해소에 탁월한 채소로 꼽히는 이유다. 수분과 식이섬유 함량이 풍부해 포만감 높고 이뇨 작용을 도와 붓기 제거에 효과적이다.

오이의 상쾌한 향기는 ‘오이 알코올’이라는 성분이다. 농업과학원은 오이의 쓴맛을 내는 ‘에라테린(elaterin)’이라는 성분은 소화·건위(健胃)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쿠쿠르비타신 성분 또한 오이의 양쪽 꼭지 주위의 쓴맛을 내며 암세포 성장을 억제해 암을 예방하고 간염에도 효과적이다.

오이에는 비타민A, 칼륨, 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하며 특히 칼륨은 체내 나트륨과 중금속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예방에도 효과적인 식품이다.

불가리아에서는 요구르트에 다진 마늘과 오이, 올리브유, 땅콩 등을 넣고 잘 섞어 차갑게 만들어 보양식으로 즐겼다.

특히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이며 체내의 열을 식히는 성질이 있어 여드름 진정에도 탁월하다.

꽉 찬 수분과 영양소가 풍부한 오이는 다이어트에도 좋다.

특히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 섭취하기 좋은 수분 많은 채소가 오이다.

아스코르빈산이 포함돼 숙취 해소에 효과적으로 과음 후 속이 아프거나 구토·두통 등에 시달릴 때 오이즙을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오이를 얇게 잘라 피부에 붙이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 건강한 피부를 가질 수 있다. 미백과 보습 효과로 피부를 윤택하게 할 뿐 아니라 열을 진정시켜준다.

시금치는 채소류 중 베타카로틴과 비타민A 함량이 가장 많다. 사진=농촌진흥청
시금치는 채소류 중 베타카로틴과 비타민A 함량이 가장 많다. 사진=농촌진흥청

▲ 시금치

차가운 성질의 시금치는 체내 열을 식히고 영양을 보충하는 데 좋다. 속이 냉하거나 대변을 묽게 보는 사람은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

시금치는 찬 성질이지만 오장을 이롭게 하고 혈맥과 기를 잘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특히 열이 많으면서 운동이 부족한 경우 정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시금치는 기능성 성분인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251.71㎎ 함유돼 있다.

채소 중 아미노산 함량이 많은 편이다. 이는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과 비슷해 성기능에 도움을 준다. 시금치의 필수 아미노산 함량은 1233㎎으로 로메인(540㎎)과 부추(527㎎)의 2배 이상이며 케일( 1033㎎)이나 브로콜리(998㎎) 보다 많다.

시금치는 눈 건강에 이로운 4대 성분인 루테인, 제아잔틴, 베타카로틴, 비타민 A와 비타민C, 철분, 칼륨이 풍부하다.

시금치의 으뜸 성분은 베타카로틴이며 채소 중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A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시금치 100g당 베타카로틴 함량은 5164㎍으로 브로콜리(264㎍)의 약 20배에 달한다. 케일은 3145㎍, 로메인 2331㎍, 부추 2131㎍ 들어 있다. 비타민 A의 함량은 430㎍이며 로메인 194㎍, 부추 178㎍ 브로콜리 22㎍ 순이다.

베타카로틴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각종 암과 피부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베타카로틴 등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4대 성분은 모두 지용성이기 때문에 시금치를 기름에 살짝 볶거나 참깨를 뿌려 먹는 것이 좋다.

시금치에는 비타민 C (51.12㎎/100g)도 풍부해 감기 예방이나 피로 해소에 좋다. 비타민 C는 열에 쉽게 파괴될 수 있어 시금치를 데칠 때는 뚜껑을 열고 살짝 데치면 비타민 C의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시금치는 철분이 풍부해 빈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100g당 691㎎의 칼륨을 함유하고 있어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해 고혈압을 예방한다.

한의사 김소형 박사는 "찬 성질을 가진 시금치와 따뜻한 성질을 가진 마늘이 결합하면 혈을 상호보완해 주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금치는 수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끓는 물에 데쳐서 섭취해야 한다. 데치지 않고 이용할 경우 요도결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시금치 요리할 때 참깨를 곁들이면 수산 함량은 낮추고 칼슘은 늘려 칼슘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가지에 함유된 파이토케미컬, 안토시아닌, 레스베라트롤 등의 성분은 발암 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가지에 함유된 파이토케미컬, 안토시아닌, 레스베라트롤 등의 성분은 발암 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 가지

컬러푸드인 가지는 식감이 부드럽고 맛이 담백해 여름철 입맛을 살려주는 반찬으로 제격이다. 특히 항암 효능으로 주목 받는다. 

가지는 차가운 성질의 채소로 체내 열을 내려주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가지는 토마토나 오이에 비해 비타민 등이 부족하고, 탄수화물 중에는 환원당이 많다. 특히 영양 가치는 적지만 항암 작용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기능성 성분인 페놀산 성분을 껍질 32.54㎎, 알맹이 2.08㎎ 함유하고 있다.

가지에 함유된 파이토케미컬, 안토시아닌, 레스베라트롤 등의 성분은 발암 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가지에서 주목할 성분은 나스닌이다. 진한 보라색의 껍질에 함유된 안토시아닌계 색소로 폴리페놀 성분의 일종인 나스닌은 항산화 작용이 탁월해 노화와 발암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 속에 쌓이는 노폐물을 배출시키며,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해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안토시아닌 성분은 망막에 있는 로돕신 색소의 재합성을 촉진해 눈의 피로를 없애 시력저하와 백내장 등 안구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또한 수분 (93.9%/100g)과 칼륨 함량이 많아 이뇨 효과를 보이며 몸이 잘 붓거나 고혈압 환자가 섭취하면 유용하고 비만에 도움을 준다.

농업과학원에 따르면 가지에는 스코폴레틴(Scopoletin)과 스코파론(Scoparone)이라는 경련 억제 성질을 갖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신경 안정에 영향을 주고 근육 경련을 완화시킨다.

가지는 빈혈, 하혈 증상을 개선하고 특히 고지방 식품과 함께 먹었을 때 혈중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억제한다는 보고도 있다

가지는 100g당 19㎉에 불과하고 식이섬유가 100g당 2.7g으로 많이 함유돼 있어 포만감을 높여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주로 나물용으로 활용하지만 절임, 구이, 볶음, 조림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가지는 기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튀기는 것보다 살짝 볶는 것이 좋다.

자외선에 지친 피부에 오이 팩처럼 팩을 해주면 주근깨나 기미를 완화시켜 준다.

우엉의 식이 섬유는 찬 성질의 5대 채소 중 가장 많은 함량을 보인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우엉의 식이 섬유는 찬 성질의 5대 채소 중 가장 많은 함량을 보인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 우엉

‘모래밭의 산삼’이라고 불리는 우엉은 찬 성질이 있어 몸이 차가운 사람보다 열이 많은 사람에게 더 적합하다.

우엉 뿌리는 당질이 주성분인 알칼리성 식품이다. 당질의 대부분은 천연 인슐린으로 불리는 이눌린(inulin) 형태로 존재한다. 이눌린은 다당류의 일종으로 당뇨에 도움이 되고 신장 기능을 향상시켜 이뇨작용에 효과가 있으며 혈압 강하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혈당 조절 효과가 뛰어나 당뇨병 환자에 좋다. 폐를 깨끗하게 해주고 관절염, 해열, 기침 완화에 좋아 감기 증상에도 효과적이다.

우엉의 리그닌 성분이 최근 항암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엉을 자르면 나오는 끈적한 성분이 리그닌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리그난(lignan)의 일종인 아크티게닌(arctigenin)과 아크티인(arctiin)은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유방암이나 자궁암 등의 여성호르몬과 관련된 암의 예방 및 억제에 효과가 있다. 리그닌(lignin)은 항균 작용을 한다.

우엉 뿌리는 섬유질과 올리고당이 풍부하고 열량이 낮아 장 건강을 돕고 배변 활동을 촉진시켜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포만감을 긴 시간 유지시켜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다. 우엉 100g당 식이섬유는 4.6g으로 시금치(3.1g)의 약 1.5 배이다.

우엉은 항산화 활성과 관련 있는 페놀성 화합물과 사포닌 등의 성분이 풍부하다. 우엉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은 항산화, 면역 증진, 콜레스테롤 저하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카페산, 클로로겐산, 탄닌 등의 페놀성 화합물은 항산화 활성이 우수하고 독소 배출과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철분은 빈혈에 도움이 되고 풍부한 칼슘(46㎎/100g당)은 성장기 어린이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

우엉은 주로 볶음, 조림 등 밑반찬으로 먹지만 튀김이나 샐러드로 만들어도 특유의 향미를 느낄 수 있다. 볶은 우엉차는 다이어트에 많이 사용된다.

고기나 생선의 찜 요리, 튀김요리에 곁들이면 아삭한 식감을 더하고 우엉의 섬유질을 보충할 수 있다

배추에는 골다공증 예방에 꼭 필요한 칼슘(53㎍/100g)과 뼈에 칼슘을 저장시키는 비타민 K (56.12㎍/100g) 다량 함유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배추에는 골다공증 예방에 꼭 필요한 칼슘(53㎍/100g)과 뼈에 칼슘을 저장시키는 비타민 K (56.12㎍/100g) 다량 함유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 배추

배추는 찬 성질을 갖고 있어 만성 대장질환이 있는 경우 익혀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배추는 기능성 성분인 페놀산 성분 14.79㎎을 비롯해 비타민 C, 식이섬유, 베타카로틴, 칼슘, 인, 칼륨 등 영양이 풍부하다.

배추는 수분과 식이섬유 함량이 많아 장 활동을 촉진해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수분 함량은 94.8%로 이뇨 작용을 도와주며, 열량은 100g당 15kcal로 매우 낮고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에 도움을 준다. 특히 배추에 함유돼 있는 알리 이소티오시아네이트 물질은 대장의 염증을 완화시켜준다.

배추에는 골다공증 예방에 꼭 필요한 칼슘(53㎍/100g)과 뼈에 칼슘을 저장시키는 비타민 K (56.12㎍/100g) 다량 함유하고 있다.

배추에 들어 있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이 강력한 함암작용을 한다. 방광암, 유방암, 대장암 등 예방에 도움을 주고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소를 가지고 있다. 배추에 함유된 시니그린 성분은 분해되면 글리코시놀레이트 성분이 나온다.

배추의 항산화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배추를 김치로 담가 먹으면 마늘, 고추 등 다른 채소들의 영양소와 함께 숙성되면서 발생되는 유산균 등의 활동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준다.

칼슘, 칼륨, 인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C는 면역력을 높여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배추의 비타민 C는 열이나 염분에 강하기 때문에 소금에 절인 김치 또는 뜨거운 물에 데친 배추를 섭취하면 감기와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배추의 초록 잎에는 베타카로틴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초록 겉잎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해 김치나 국에 넣어 먹으면 좋다. 배추 안의 심 부분은 단맛이 강해 생으로 썰어 무치거나 국을 끓여 섭취해도 된다.

배추에 함유된 아미노산 성분인 시스틴은 국물 요리를 할 때 구수한 맛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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