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샤갈, 말레비치, 칸딘스키의 나라이며, 20세기 초반 세계 모더니즘 생성에 뿌리 역할을 했다. 19~20세기에 걸쳐 폭발적인 예술적 성과를 이룬 러시아 미술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이동파의 활동을 들 수 있다.1864년 이반 크람스코이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이동파는, 지배층에 저항하는 그리고 러시아 현실을 고발하는 사실주의적 화풍을 기치로 내걸고 1871년부터 러시아 전역을 돌며 순회 전시회를 열었다. 예술의 현실 참여를 중요시하였으며, 아카데미 화파에서 혜택받지 못하는 많은 작가들이 이동파 전시를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하늘을 쳐다본다고 키가 크진 않아장미꽃에 기댄다고 빨간색이 될 수 없어키 작다고 서러워마라화려한 빛깔이 아니라고 아쉬워마라너는 너만의 매력이 빛나고 있어 애쓰지 말고 욕심부리지도 말고소박하지만 사랑스러운애기똥풀 꽃
소명의식을 잃어버린 19세기 러시아 종교, 보드카를 섬기다. 검은 옷의 사제들이 흥청망청 마시며 질펀하게 즐기고 있다. 사제들의 피둥피둥 살찐 기름기가 화폭 전체를 가득 메운다. 진정 섬겨야 할 하늘의 신은 뒷전에 두고 챙기지 않아도 되는 주(酒)신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사원 바닥을 나뒹굴고 있다. 주注신 사랑이 열렬하다.그림 왼쪽에 앉아있는 사제는 채워지지 않는 술잔을 안타까워하며 술병을 열지 못하는 하인을 질책하며 재촉한다. 술병을 열지 못해 안간힘을 쓰는 하인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이 만찬에 빠져서는 안 될 보랏빛 드레스의
먹구름과 꽃바람 사이에서고운 빛깔 만들고비좁은 바위 틈에 갇혀내쉬는 한숨에 꽃잎 하나, 두 숨에 눈물 한방울애처로운 삶 멋진 수채화 됐네 열정과 게으름 사이에서종지나물꽃을 생각한다
그림이 시가 되고, 소설이 되고, 철학이 되고, 그리고 가르침이 된다. 그림을 통해서 힐링을 얻기도 하고,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는 한 편의 그림이라기 보다는 철학이다. 선한 가르침을 통해 진리를 얻는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인간 본연의 선한 양심을 바탕으로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판단해야 할 지 길을 잡아준다.예수와 빌라도가 마주보고 서 있다.한 사람에겐 밝고 화사한 빛이, 다른 한 사람에겐 그늘과 어둠만이 존재한다. 살찐 빌라도가 앙상하게 야윈 예수에게 한쪽 손을 내밀고 거만히 어깨를 으쓱하
길을 떠난다 가보지 않은 길바람 맞고 비에 젖어도마음 풍요롭겠다 돌아 볼 추억 있어외롭지 않겠다 가족이 있어
삶이 절망적일 때가 있다. 잘 살 수 있을 거란 희망만 가지고 시작한 러시아에서의 처음이 그러했다. 읽지도 쓰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내가 낯선 이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루하루 지쳐가던 내게 러시아 그림이 소곤소곤 말을 걸어왔다.'삶은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있다고, 삶의 빛은 어디에나 존재한다고'야로센코의 이 그림이 내게 긍정과 희망을 보여주며 삶에 대한 겸손을 얘기해 주었다.톨스토이는 소설 에서 이렇게 말한다."나는 이제야 알았다. 사
함께할 때 더 아름다운 것은사람만이 아니다홀로 핀 꽃의 설핏함보다꽃잎이 하나 둘꽃송이가 하나 둘서로 보태고 어울리면 큰 탄성이 된다함께할 때 세상은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진달래처럼
한편, 이동파의 풍속화와 함께 또 하나의 산맥으로 발전하던 무드 풍경화는 이동파의 해체를 맞아 예술적 변화를 거듭한다. 1894년 레핀 등 이동파 핵심 화가들이 미술 아카데미 교수로 취임하고 미술계의 주류가 예술 아카데미로 넘어가면서 이동파는 해체된다. 19세기 러시아 미술의 핵심으로서 이동파는 세계 어느 미술사에서도 볼수 없는 예술적 쾌거를 이뤄내지만 1923년 전시가 마지막이었다.당시 러시아 혁명과 더불어 미술계 또한 아방가르드라는 예술적 변화를 겪는다.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1915년에서 1932년에 일어난 신원시주의, 광선주의
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항상 새로운 봄이다!낡은 말뚝도 봄이 돌아오면 새로워져 푸른빛이 된다는 생명의 계절이 문턱에 와 있다.겨우내 쌓인 두꺼운 눈덩이를 녹여내고 대지는 새로운 생명의 움틈으로 약동한다. 혹독하고 기나긴 겨울을 견뎌야 하는 러시아에서의 봄은 아주 특별한 존재다. 그림에서처럼 아름답고 싱그러운 모습의 봄 요정은 따뜻한 봄바람이
후루시쵸프의 개방정책 후 순수 리얼리즘 풍경화를 지향하는 화가들이 드디어 숨을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부합하는 그림만을 그려야 했던 리얼리즘 풍경화 작가들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혁명 이전의 무드 풍경화의 장점을 잘 살린 그림들을 다시 그려내기 시작했고, 그 선두에 유리 쿠가츠, 발렌티 시도로프, 유리 쿠가츠의 아들인 미하일 쿠가츠 등의 빛나는 활동이 있었다. 그들이 빚어내는 서정적 풍경화는 한 편의 시를 보는 듯 아름답다. 그림 속에 노래가 있고 이야기가 있으며 따뜻한 감성이 흐른다. 전통을 바탕으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기대반 우려반’ 속에 지난 2일 취임했다. 오 장관은 외교부에서 국제기구와 개발협력 등의 업무를 주로 맡아온 대표적인 유엔통으로 꼽힌다.중소벤처기업부는 770만 중소기업, 소상공인, 벤처·스타트업의 현안을 두루 다루는 기관이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오 장관은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중심인 중소기업과 어려움에 처해 있는 소상공인을 대변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외교 분야의 전문가인 오 장관이 기업 경영은 물론 중기부 업무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오
■ 미하일 시바노프 '결혼 계약의 축하'-농민의 결혼식농민이었다. 대부분이 농노의 신분으로 지주에 소속되어 노동을 제공하고 또 국가에는 세금을 납부하고 병역 의무를 지며 살았다. 그 농노의 삶은 너무도 피폐하여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배불리 먹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지주의 허가 없이 여행을 할 수도, 교육을 받을 수도 없었다.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의 뿌리이기도 한 1700년대 참혹한 현실, 그림은 그런 헐벗고 굶주린 농노들에게도 인간으로서 성스런 의식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이 그림의 배경이 된 지역은 러
슬픔이 쓰나미일 때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신을 다독인다. 바스네쵸프의 를 보면 슬픔이 누그러진다.절망에 빠진 어깨에 내 슬픔을 올리고 몇 번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돌덩이가 되어 버린 그녀의 헐벗은 발을 어루만지다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맥없이 흐느끼는 알료누쉬카의 눈물 한 방울이 날 정화시킨다.살다 보면, 말하려니 우습고 삭히자니 무거운 일들이 어디 한두 개인가?그럴 때마다 를 보며 혼자만의 카타르시스를 찾는다. 그림 속 연못은 고아인 알료누쉬카가 힘들 때마다 혼자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슬퍼하지 마라, 성내지 마라!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기쁨의 날이 옴을 믿어라.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오늘은 언제나 슬픈 것-모든 것은 한 순간에 지나가는 것.지나간 것은 또다시 그리워지는 것을 -알렉산드르 푸쉬킨그림은 삶을 담는 그릇이다시대가 만들어낸 슬픈 역사!! 화폭에 담긴 인간사가 절절하다. 19세기 러시아 화가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그림은 가치가 없다’고 단언하고 민중들의 눈과 귀가 되어 러시아의 아픈 시대상을 화폭에 고스란히 담는다. 그렇게 그림의 힘으로 소설가보다 더 소설가같은 스토리텔러가 되
프랑스어인 '똘레랑스(tolérance)'는 관용이나 너그러움이라는 단어 해석에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의 사회적 가치를 말한다. 1995년 파리의 망명객 홍세화 씨가 쓴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사회적 반향을 불렀다. 똘레랑스는 다름을 인정하는 정신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이 중요하다면 상대방의 그것도 인정하는 것이 기본 정신이다.똘레랑스 사회에서는 자신의 신념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려고 노력한다.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하더라도 헐뜯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개인의 행동이나 사고가 직접
현 정부의 국민소통방식인 출근길 문답이 돌연 중단됐다. 대통령과 언론매체들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답답해서 2000년 출판된 미국의 전설적인 백악관 출입기자 헬렌 토머스의 취재기 ‘백악관의 맨 앞줄에서’를 책꽂이에서 꺼내 다시 읽었다. 뺄 것도 덧붙일 것도 없겠다. 헬렌의 경험담이 녹아 있는 다음의 인용문들을 따라 가 보자. 해법이 있을 것이다.“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어야 하는 기자이지만 외교적인 면에서는 품위 있게 보이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기자에게 질문할 기회가 주어지면 누구든지 품위를 내팽개치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것이다.
디딤돌은 디디고 다닐 수 있게 드문드문 놓은 평평한 돌을 말합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바탕이 되는 것을 비유로 이르는 말로 쓰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온갖 어려움을 만납니다. 생노병사라는 라이프 사이클은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정입니다. 역경을 만날 때 그것을 디딤돌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걸림돌이 되어 넘어질 것인가는 오롯이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아무 걱정과 근심도 없이 그저 평탄하게 인생을 살아간다면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장애물을 만나면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절호의 기회로
수박이 제철을 맞았다. 7~8월이 수확 시기다.수박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수박서리다. 먹을 것이 흔하지 않던 시대에 수박서리는 허기를 채우고 재미도 느낄 수 있었던 도둑 놀이였다. 수박을 서리하던 아이들이 밭 주인에게 들켜 쫓고 쫓기는 한밤 추격전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풍경이다.수박은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각지에 퍼진 것이 약 500년 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연산군일기’에 수박 재배에 대한 기록이 있어 그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밭은 물론 하우스를 통한 연중 재배가 가능한 과채이다. 씨 없는 수박, 노랑 수박 등
머리도 아니고, 심장도 아니고, 다리 근육도 아니고, 바로 우리 몸의 중심은 가장 아픈 곳이다. 즐거움은 흩어지고 이완되는 기운인데 반해, 괴로움과 통증은 모이고 집중되는 기운이기 때문이다. 얼굴이 아름다워도, 공부를 잘해도, 키가 커도, 모두 다 아프지 않을 때 일이다. 우리 생존 메커니즘은 아픈 곳에 온 신경이 집중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곳부터 해결하라는 생존본능 센터의 신호이기 때문이다.‘재수 없으면 100살까지 산다’고 했던 것이 얼마 전의 이야기인데 이제는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고 말해도 그리 놀라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