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제조사 및 유통판매원, 함량 자료 소비자원
사진=각 제조사 및 유통판매원, 함량 자료 소비자원

[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당류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로 음료가 인기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로 음료 시장은 2018년 163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2780억 원 규모로 급성장 중이다.

단맛은 즐기면서 설탕 섭취를 줄이는 방법은 단맛을 내는 설탕 대체 감미료 덕분이다. 제로 음료에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을 뿐 단맛을 내는 감미료를 사용한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로음료 14개 제품은 주로 두 종류의 설탕 대체 감미료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살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당 음료보다 제로음료를 섭취하거나 질병 저감의 수단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권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 제로 음료에 사용하는 감미료 어떤 게 있나

국내 시장에 출시된 제로 슈거 제품에 주로 쓰이는 감미료는 약 7가지다. 고감미도 감미료인 스테비아,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기능성 당으로 분류되는 알룰로스, 당알코올류인 말티톨과 에리스리톨 등을 주로 사용한다.

무설탕은 제품 100g 또는 100㎖ 당 당류 함량이 0.5g 미만일 경우를 뜻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14개 제로 음료를 조사한 결과 설탕 대신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스를 많이 사용했다. 이 두 감미료는 탕보다 단맛이 200~600배 높다.

아세설팜칼륨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며 ‘미에로화이바 스파클링 제로’에 100㎖ 당 20㎎으로 가장 많았다.

설탕의 600배 단맛을 내는 수크랄로스는 ‘스트라이프 제로’, ‘맥콜 제로’에 각각 100㎖ 당 27㎎씩 함유돼 있어 가장 많이 들어있다.

아세설판칼륨과 수크랄로스는 극소량만 넣어도 단맛이 나지만 칼로리는 제로에 가까운 것이 특징이다. 이를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설탕과 다른 이질적인 단맛이 나기 때문에 다른 감미료와 혼합해 쓰기도 한다.

사진=각 제조사 및 유통판매원, 함량 자료 소비자원
사진=각 제조사 및 유통판매원, 함량 자료 소비자원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의 단맛을 내는 고감미료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물질 2B 군으로 분류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현행 사용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스파탐이 발암물질 논란에 휩싸인 터라 소비자는 꺼리는 분위기다.

14개 제품 중 유일하게 ‘펩시 제로슈가 라임’에 아스파탐이 들어 있으며 100㎖ 당 28㎎을 사용했다.

이 밖에 설탕의 50~70% 수준의 단맛을 내는 알룰로스는 무화과, 건포도 등에 소량 존재하는 당류다. 설탕과 단맛이 비슷하며 대체 감미료 특유의 이질적인 맛이 적은 편이다. 알룰로스가 화학적으로는 과당과 거의 비슷하면서도 원자의 연결 방식은 같지 않은 과당의 ‘이성질체’이기 때문이다. 열에 강해 요리에도 적합하다.

알룰로스가 들어간 제품은 ‘밀키스 제로’, ‘웰치스 제로 그레이프’, ‘칠성사이다 제로’, ‘탐스 제로 오렌지’등 4개 제품이며 ‘웰치스 제품이 100㎖ 당 2.1g으로 가장 많았다.

당알코올류인 에리스리톨은 과일이나 채소에 소량 존재하며 단맛은 설탕의 40~60% 정도다. 당알코올류 중 혈당 상승에 가장 적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식품에 넣으면 부드러운 청량감이 특징이다.

’탐스 제로 오렌지‘에 유일하게 들어 있으며 100㎖ 당 0.3g의 미량을 사용했다.

다만 당알코올류는 위와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많이 섭취할 경우 속이 더부룩하거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식약처는 에리스리톨이 들어간 제품의 겉면에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의 사항을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제로 음료, 다이어트 목적으로 섭취해도 좋을까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아세설팜칼륨의 일일 섭취 허용량이 체중 1kg당 9㎎, 수크랄로스는 일일 섭취 허용량이 체중 1kg당 15㎎이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감미료를 `다이어트 및 질병 저감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제로 음료를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칼로리를 뺀 음료를 마신 사람들이 오히려 체중이 증가하기도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 폭식과 장내 미생물 변화를 꼽는다.

단맛이 느껴지면 뇌는 단맛을 기준으로 포도당이나 과당이 몸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아무 열량도 들어오지 않으면 뇌는 공복 상태로 인지하고 배고픔과 식욕을 키워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더 많이 찾게 된다. 특히 단 맛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기회만 되면 단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수크랄로스나 소르비톨 같은 인공 감미료는 소화할 수 없어 칼로리가 흡수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내 일부 세균이 이 인공 감미료를 먹고 활발하게 증식할 수 있어 다양한 세균이 공존하는 장내 미생물 군의 균형이 깨지면 염증 반응, 면역 기능 약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가급적 감미료 첨가 음료의 섭취를 줄이고, 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약처에서는 감미료 함유 제품을 '제로 슈거'로 표기할 때, '감미료 함유'라고 함께 표시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자칫 헷갈릴 수 있는 표시 부분을 개선하기로 했다.

▲ '콜라' 유형 제로 음료 카페인 없을까

소비자원이 시험한 제품 중 콜라형 제로 음료 4개 제품이 100㎖ 당 3 ~ 13㎎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었다.

카페인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음료는 ‘펩시 제로슈가 라임’으로 100㎎ 당 13㎎으로 나타났다. ‘노브랜드 콜라 제로’의​ 경우 카페인 함량이 100㎎ 당 3㎎으로 가장 적었다.

콜라형 제로 음료의 카페인 함량은 설탕이 들어간 일반 가당 콜라(100㎖ 당 10㎎)와 큰 차이가 없어 평소 카페인에 예민하거나 어린이는 섭취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섭취 시 주의사항

아스파탐은 섭취 시 페닐알라닌과 아스파트산으로 분해된다. 선천적으로 페닐알라닌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페닐케톤뇨증 환자는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에리스리톨은 당알코올의 일종으로 과다 섭취 시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설탕이 들어간 일반 가당 콜라와 마찬가지로 콜라형 제로 음료도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체중 30kg)는 카페인이 많은 제로콜라(46㎎)를 하루 2캔 이상 섭취할 경우,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75㎎)을 초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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