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암의 주범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암의 주범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소셜타임스=이원하 기자]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뇌암 등 뇌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1994년부터 2022년 사이에 발표된 관련 연구 5000건 중 최종 63건을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 이용과 뇌암 발병 간에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10개국 연구자 11명이 참여했다.

이번 분석은 그간 뇌암과 휴대전화 등 무선 전자 기기가 발생시키는 전자파 노출 사이의 연관성을 다룬 기존 연구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중추신경계(뇌, 수막, 뇌하수체, 귀 포함) 암, 침샘 종양, 뇌 종양에 초점을 맞췄다. 분석 결과 모바일 폰 사용과 암 사이에 전반적으로 연관성이 없었으며, 10년 넘게 장기간 휴대전화 전자파에 노출된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통화 횟수나 통화시간이 많은 경우도 뇌암 발병 위험은 증가하지 않는 사실을 확인했다. 

라디오나 TV 송신기, 휴대전화 기지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 노출된 어린이들의 경우에도 뇌암이나 백혈병 등의 질병에 걸릴 위험은 증가하지 않았다.

WHO는 "지난 10년간 장시간 전화를 하는 사람이나 휴대전화 사용자가 급증했지만 뇌암 발생률은 그에 상응하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구팀 공동 저자 마크 엘우드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수는 휴대전화 이외에 TV나 아기 모니터(아기 관찰 카메라) 등에서 사용되는 무선 주파수(RF) 방사선에 대해 연구했다. 엘우드 교수는 "어떤 식으로 질문해도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뇌암과 전자기기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휴대전화가 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휴대전화 등장 초기 뇌암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일부 있었다.

WHO는 그동안 뇌암과 휴대전화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었고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 한번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의혹은 2011년 WHO 산하 암 국제암연구소(IARC)가 전자파를 인체에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하면서다.

그러나 이는 일부 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한된 사례 연구가 기반된 것으로 해당 분류가 전자파를 확실한 발암 물질로 규정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WHO 연구에 참여한 방사선 전문가 켄 카리디피스는 이후 진행된 코호트(동일집단) 연구에서는 휴대전화 이용과 뇌암 발병 간의 연관성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IARC의 자문그룹은 IRAC의 분류가 10년 이상 지난 옛 데이터임을 감안해 재평가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WHO는 내년 1분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소셜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