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흡연했을 경우 패혈증 발생 위험도가 비흡연자보다 약 1.3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담배 사진=pixabay
30년 이상 흡연했을 경우 패혈증 발생 위험도가 비흡연자보다 약 1.3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담배 사진=pixabay

[소셜타임스=이원하 기자]

매일 한 갑씩 30년 이상 또는 매일 2갑씩 15년 이상 흡연했을 경우 패혈증이 발생할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1.34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한상훈·이경화·이은화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30년 이상 흡연했을 경우 패혈증 발생 위험도가 비흡연자보다 약 1.34배 높았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한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388만1958명의 흡연 여부와 패혈증 발생 위험을 10년간 추적 조사했다.

패혈증은 미생물 등 감염에 의해 전신에서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주요 장기의 기능부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질환이다. 치명률은 25∼30%에 달하며 우리나라 10대 사망 원인에 속한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의 패혈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한 번도 담배를 피운 적 없는 비흡연자 234만2841명, 흡연 경험이 있지만 현재 중단한 과거 흡연자 53만9850명, 현재 흡연자 99만9267명으로 구분해 흡연량과 흡연 기간, 패혈증 발생 위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현재 흡연 여부와 무관하게 흡연 기간이 길면 길거나 흡연량이 많으면 패혈증 발생 위험도가 커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비흡연자 집단을 기준으로 흡연자 중에서도 30갑년 이상인 경우 패혈증이 발생할 위험이 1.34배였다. 갑년은 하루 평균 담배소비량(갑)×흡연 기간(년)을 일컫는다. 30갑년은 매일 1갑씩 30년을 피우거나 매일 2갑씩 15년을 피우는 것을 뜻한다.

과거 담배를 매일 1갑씩 10년 미만으로 피웠다가 끊은 그룹(10갑년 미만군)은 22만9757명 중 2910명이 패혈증이 발생했다. 1000인년당 조정된 패혈증 발생률(IR)이 1.25인 셈이다. 담배를 매일 1갑씩 20년 이상 피운 20갑년 이상군은 16만3323명 중 6496명이 패혈증이 발생해 IR이 4.08을 기록했다.

현재 흡연을 유지하는 그룹도 비슷했다. 10갑년 미만으로 흡연 중인 35만 7115명 중 3144건의 패혈증이 발생해 IR 0.86을 기록했으나 20갑년 이상은 34만 1904명 중 패혈증을 10만 962건 겪어 IR 3.26으로 높아졌다.

한상훈 교수는 "흡연이 패혈증 발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라는 사실을 증명했다"라며 "만성질환 유·무 또는 생활 습관과 무관하게 흡연 자체가 패혈증 발생을 높이며, 흡연 유지 기간과 흡연량에 비례해 위험도 역시 커졌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30갑년 이상 흡연을 유지한 경우 지금 금연 중이라도 65세 이상이라면 패혈증 발생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힌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역학 및 국제 보건 학회지'(Journal of Epidemiology and Global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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